2009년 11월 30일 월요일

한국어와 영어의 차이

영어의 특징

☞ 영어는 위치 언어이다.

영어의 특징에 대해 먼저 얘기하는 이유는 바로 영어와 우리말과의 차이점에 대해 다시 한 번 정리해 보면서 거시적인 관점에서 영어를 한 번 관조해 보고자 함입니다. 우리는 그 동안 너무 세세한 부분에 관심을 갖고 있어서 오히려 영어의 큰 흐름을 놓친 경우도 많을 것입니다.

언어란 자신의 생각과 주장을 상대방에게 정확하게 전달하는 수단입니다. 자신의 의사를 전달하기 위해서는 주어와 서술어, 목적어, 보어 등을 적절하게 사용해서 전달해야 하는 것입니다.

이 때 각 언어는 우선 소리가 다를 뿐만 아니라, 주어와 서술어, 목적어, 보어 등을 표현하는 방법이 서로 다르기 때문에 외국어를 소리만 흉내낸다고 해서 의사전달을 정확하게 할 수 있는 것은 아닌 것입니다. 즉, 주어와 서술어, 목적어, 보어 등을 표시하는 방법이 각 언어마다 정해져 있는 것이며, 이것을 우리는 그 언어의 문법이라고 하는 것입니다.

우리말과 영어의 가장 근본적인 차이는 바로 우리말은 격(주격, 목적격 등)이 단어의 뒤에 붙는 '조사'에 의해 결정되는 언어이고, 반면에 영어는 '격을 나타내는 조사'가 없습니다. 그래서 영어는 그 단어가 문장에서 어디에 위치하는 가에 따라 격이 구분 되어야 하는 '위치 언어'라는 차이입니다.

우리말은 문장에서 어떤 단어의 위치가 어디에 있든지 '조사'를 사용하여 어떤 격을 말하는지 알 수가 있기 때문에 위치에는 거의 관계없이 의사전달이 가능하지만, 영어는 '조사'가 없이 그 단어가 문장 중에서 어디에 위치하는가에 따라 격이 달라지고 의미가 달라지는 특징이 있기 때문에 영어에서 단어의 위치는 대단히 대단히 대단히 중요한 것입니다.

수 년 동안 영어를 공부하고 수 많은 영어 단어를 암기했지만 영한사전을 들고 있으면서도 영어 작문을 할 수 없고, 정확하게 독해를 할 수 없는 경우라면 그 문제의 원인은 틀림없이 '영어는 순서 언어다'라는 것에 대한 개념 차이를 명확히 이해하지 못했기 때문일 것입니다. 손에 영어사전을 들려 주어도 몇몇 암기를 한 문장 이외에는 응용해서는 전혀 영어 문장을 만들 수 없는 원인이 거기에 있는 것입니다. 영어의 위치에 대한 개념, 즉 문법 지식을 전체적으로 이해하지 않고 단편적인 문법만 이해를 했기 때문인 것입니다.

우리말과 영어를 비교해 보면서 이해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그 아이가 창문을 깼다.

우리는 위의 우리말 문장에서 주격(말을 배우는데 주격이란 말 자체는 중요하지도 않고 혼돈을 초래할 수 있으므로 '주어'로 표현하겠습니다)을 구분할 때 '아이'라는 명사 뒤에 붙은 '가'라는 '조사'를 보고 주어 부분은 '그 아이가' 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또한 목적격(목적어)을 구분할 때 '창문'이라는 명사 뒤에 붙은 '를'이라는 '조사'를 보고 목적어 부분은 '창문을' 이라는 것을 알 수가 있는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말은 그 순서를 바꿔 놓더라도 의미 전달에는 전혀 문제가 없는 것입니다.

그 아이가 창문을 깼다.
= 그 아이가 깼다, 창문을.
= 창문을 그 아이가 깼다.
= 창문을 깼다, 그 아이가.
= 깼다, 그 아이가 창문을.
= 깼다, 창문을, 그 아이가.

라고 해도 누가(주어), 무엇을(목적어) 깼다는 것을 모두가 알 수 있는 것입니다.

이것은 다시 다른 의미로 말하면 우리는 우리말을 할 때 단어의 순서에 대해서 거의 생각하지 않고 말을 하는 문화권에 있다는 뜻이 됩니다.

그러나, 영어의 경우에 다음과 같이 위치가 변경되었을 경우 그 의미가 달라지는 것은 물론이고, 무슨 말을 하려는지 전혀 알 수도 없게 되는 것입니다.

The child broke the window.

라는 순서로만 배열을 해 주어야 서로 뜻이 통하게 되는 것입니다.

만일 위의 영어 문장을

The child broke the window.
≠ The child the window broke.(X)
≠ Broke the child the window.(X)
≠ Broke the window the child.(X)
≠ The window the child broke.(X)

라고 하면 문법에 맞지 않을 뿐더러 무슨 말을 전하려는지 상대방이 전혀 이해할 수 없게 되는 것입니다.

이러한 특징이 바로 우리말과 영어의 가장 큰 차이이며, 이 '단어의 위치 정하기'라는 것이 우리가 영어를 배우고 활용하고 회화를 하는데 어려움을 겪게 만드는 근본 원인인 것입니다.

그래서 영어 공부를 하는 것은 단순히 알파벳을 소리내서 읽을 줄 알고, 쓸 줄 알고, 단어를 배운다고 해서 영어 문장을 만들고 말을 할 수 있는 것은 아닌 것입니다.

우리가 복잡하고 어렵다고 생각하는 대부분의 영어 문법이 사실은 위에서 본 바와 같이 영어의 순서에 의한 규칙에서 비롯된다는 것을 이해하면 영어 문법을 전체적으로 이해를 하는데 많은 도움이 될 것입니다.

☞ 단어만 아는 외국인이 Native Speaker와 대화를 한다면

만일, 미국인과 한국인이 각각 똑 같은 수의 한국어와 영어 단어를 알고 있다면, 미국인이 한국인과 대화할 때와 한국인이 미국인과 대화를 할 때, 어느 쪽이 더 대화가 잘 될까요?

분명, 한국어 단어만 알고 있는 미국인이 한국인과 대화할 때, 대화를 훨씬 수월하게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 이유는 한국어는 말의 순서에 관계없이 조사에 의해 대화를 하는 언어이기 때문에 단어의 배열 순서를 모르는 미국인이 단어만 늘어 놓아도 한국인은 훨씬 수월하게 그 의미를 찾아 낼 수 있을 것입니다. 다른 말로 한국인은 미국인보다 언어적 습관에 의해서 말의 의미를 '짐작하는 능력'이 더 뛰어나다는 것입니다.

반면에 한국인이 순서에 관계없이 생각나는 대로 영어 단어를 미국인에게 말하면 미국인은 순서에 의한 정보가 없기 때문에 이해하기 무척 어려울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영어를 오래도록 배웠음에도 불구하고 미국인과 대화하기 어려운 이유일 것입니다.

따라서 우리가 영어를 하기 위해서는 단어 뿐만 아니라 그 단어의 위치 또는 배열 순서를 익히지 않으면 안되는 것입니다. 그것을 배우는 것이 문법인 것이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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